
흑화_송회장
by. 아율
하늘에 작은 불빛조차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느 날 밤이었다. 작은 밀실에서 송화숙 회장은 자신의 경호원들을 밀실 밖으로 내보낸 뒤에 문을 자신만 열 수 있도록 잠갔다. 그 밀실에는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는 송화숙 회장과 양팔과 다리가 밧줄로 꽁꽁 묶인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의 눈가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으며, 그의 목소리는 물에 흠뻑 적신 듯이 울먹거렸다. 그는 온몸으로 저항을 했던 터라 그의 팔과 다리에 밧줄의 생채기가 나 있었다. 그리고 계속 송화숙 회장을 향해 “살려주세요.”라는 말만 벌벌 떨며 말했다. 송회장은 계속되는 그의 말에 팔짱을 끼며 얼굴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는 송회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었는지 말은 하지 않고 몸만 벌벌 떨었다. 송회장은 겨우 조용해진 그를 보곤 만족했는지 입만 웃고 있었다. 송회장은 엎드려있는 그의 어깨에 양손을 올린 후 똑바로 앉혀줬다. 그런 후에 송회장은 앉아있는 그의 눈높이를 맞춘 후 말했다.
“제가 누군지는 알고 있죠?”
송회장이 목소리를 약간 낮게 깔곤 그에게 물었다. 그는 목소리가 너무 잠겨 말을 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말을 하는 대신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송회장은 그 모습이 불편했는지 그의 복부를 한 번 세게 걷어찼다. 그는 복부를 맞자마자 악하는 굵은 신음을 내뱉고는 픽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듯 기침을 멈추지 않고 계속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입만 웃으며 물었다. “제가 누군지는 알고 있죠? 어떤 사람인지도 말이에요.”
송회장은 굳은 미소를 지으며 뒤통수를 긁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몇 번 더 기침했다. 그는 그 나름대로 용기를 가지며 송회장에게 힘겹게 말을 꺼냈다. “송...화숙...회장... 정정당...당하지 못...한 사람...”
그가 힘겹게 꺼낸 말을 듣자마자 송회장은 “이건 아니지.”라는 말을 작게 내뱉었다. 그러곤 그를 발로 흉부와 복부 중심으로 사정없이 차기 시작했다. 그는 아직 양팔과 다리가 묶여 있었기에 방어를 할 틈도 없이 그대로 맞았다. 그는 맞을 때마다 짧게 끊어서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송회장의 분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발길질이 멈췄다. 그는 멈추자마자 숨을 헐떡이며 피를 토해냈다. 그의 온몸에는 멍이 들었다. 얼굴은 바닥에 쓸려 자잘하게 상처가 났다. 송회장은 자신의 은빛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말했다.
“저는 정정당당해요. 알겠나요?”
송회장은 모르겠다고 말하면 너를 죽이겠다는 눈빛을 하며 그를 바라봤다. 그는 맞은 상처가 너무 아파 눈물을 흘리며 물에 흠뻑 젖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습...니다. 컥.”
송회장은 흡족한 대답을 들었는지 약간 웃으면서 그의 양팔과 다리에 묶여있는 밧줄을 풀어줬다. 그는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밧줄이 풀리자마자 팔과 다리에 쥐가 나서 바닥에 누웠다. 송회장은 밀실을 열곤 밖에 대기시켰던 경호원들을 보며 말했다. “이정도면 된 것 같아요. 처리하세요.”
송회장은 턱으로 자신에게 맞은 사람을 가리켰다. 그러곤 경호원 두 명에서 세 명 정도를 지목했다. 경호원들은 그의 양팔을 붙잡고 일으켰다. 그 상태로 문밖으로 끌고 갈려 하자 송회장이 경호원들을 불러 잠시 멈추게 했다. 경호원들은 잠시 멈췄다. 송회장은 지갑을 꺼내 돈을 꺼내 자신이 때린 그의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송회장은 처리하라며 지시를 내렸다. 경호원들은 그를 처리하기 위해 밀실을 나간 뒤에 차에 타 저 멀리 떠났다. 송회장은 그 모습을 본 뒤에 밀실 바닥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본 송회장의 제일 측근에 있는 경호원이 눈치껏 그의 흔적을 치우라며 지시했다.
송회장은 착하고, 정정당당한 회장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송회장 외에 다른 사람이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나는 그 사람을 실격시켰다. 사람들은 그런 송회장의 모습을 보곤 굉장히 열광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지일 뿐 실제로 송회장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송회장은 착한 것과 거리가 무척이나 멀었으며 몇 번이나 자신이 편애하는 선수를 위해 승부 결과를 조작하기도 했다. 몇몇 사람들이 눈치를 채 송회장에 대하여 안 좋은 말을 쓰거나 그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하지만 송회장은 그런 사람들을 죽기 직전까지 때린 후 약간의 돈을 주고 치료를 해 입막음을 해왔다. 만약 잔뜩 맞은 후에도 안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를 하거나 혼자 어두운 밀실에 가두곤 했다. 사람들은 의심했지만 송회장이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면 금세 잊어버렸다. 송회장은 굉장히 여유로웠다. 그리고 송회장은 자신이 노력하지 않아도 착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멍청한 덕에 말이다.